'하루키소설'에 해당되는 글 1건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1. "아무리 바삭바삭하게 구워달라고 말해도 토스트가 주문대로 구워져 나온 적이 없다니까. 이해가 안 돼. 일본인의 근면함과 하이테크 문화와 데니스 체인에서 추구하는 시장 원리가 있으면 토스트를 바삭바삭하게 굽는 것쯤 어렵지 않을 거 아냐, 안 그래? 그런데 왜 그게 안 되는 거냐고, 토스트 하나 주문대로 못 굽는 문명에 무슨 가치가 있는 거지?"

2. "그래서 생각하는 건데,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 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 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 이라든지 '가슴 끝내주네' 라든지 생각하면서 타는 게 아니야. 불 입장에선 전부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해. 그거랑 같은 거야. 소중한 기억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기억도,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기억도, 전부 공평하게 그냥 연료."

'리뷰 > 책check'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6 노자  (0) 2017.03.08
2017-5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0) 2017.02.26
2017-3 일리아스  (0) 2017.02.08
2017-2 올리브 키터리지  (0) 2017.01.31
2017-1 막다른 골목의 추억  (0) 2017.01.19
블로그 이미지

jeeART

삶이 예술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