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1. "아무리 바삭바삭하게 구워달라고 말해도 토스트가 주문대로 구워져 나온 적이 없다니까. 이해가 안 돼. 일본인의 근면함과 하이테크 문화와 데니스 체인에서 추구하는 시장 원리가 있으면 토스트를 바삭바삭하게 굽는 것쯤 어렵지 않을 거 아냐, 안 그래? 그런데 왜 그게 안 되는 거냐고, 토스트 하나 주문대로 못 굽는 문명에 무슨 가치가 있는 거지?"
2. "그래서 생각하는 건데,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 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 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 이라든지 '가슴 끝내주네' 라든지 생각하면서 타는 게 아니야. 불 입장에선 전부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해. 그거랑 같은 거야. 소중한 기억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기억도,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기억도, 전부 공평하게 그냥 연료."
1. "아무리 바삭바삭하게 구워달라고 말해도 토스트가 주문대로 구워져 나온 적이 없다니까. 이해가 안 돼. 일본인의 근면함과 하이테크 문화와 데니스 체인에서 추구하는 시장 원리가 있으면 토스트를 바삭바삭하게 굽는 것쯤 어렵지 않을 거 아냐, 안 그래? 그런데 왜 그게 안 되는 거냐고, 토스트 하나 주문대로 못 굽는 문명에 무슨 가치가 있는 거지?"
2. "그래서 생각하는 건데, 인간은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사는 게 아닐까? 그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기억인지 아닌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 같아. 그냥 연료야. 신문 광고지가 됐든, 철학책이 됐든, 야한 화보사진이 됐든,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 됐든, 불을 지필 때는 그냥 종이쪼가리잖아? 불은 '오오, 이건 칸트잖아' 라든지 '이건 요미우리 신문 석간이군' 이라든지 '가슴 끝내주네' 라든지 생각하면서 타는 게 아니야. 불 입장에선 전부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해. 그거랑 같은 거야. 소중한 기억도, 별로 소중하지 않은 기억도,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기억도, 전부 공평하게 그냥 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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